1932. 3. 9. birthday vacation 오후 3시의 햇살이 비스듬히 눈을 찔렀다. 성냥개비처럼 길쭉한 남자가 손차양을 만들며 자동차에서 내렸다. 그는 눈살을 찌푸린 채 오른쪽 코트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었다. 반대쪽 주머니에서 지포 라이터를 꺼내서는 뚜껑을 여닫길 반복했다. 결국 라이터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원래 있던 ...
1931, 크리스마스 -시뇨리아 광장사건 이전 얼마 전부터 광장 한구석에 수상쩍은 기둥이 세워지더니 모래와 짚이 채워졌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금은 훌륭한 마구간으로 거듭났다. 그것은 거대한 프레제페로 일종의 구유 장식이었다. 그곳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볐다. 외국인들은 구경하느라 바빴고 아이들은 성인으로 분장한 이들이 나눠주는 사탕을 받기 위해 몰려들었다....
*바레데샹 커미션 작업(21,091) 히카르도는 바닷가로 이사를 왔다. 별장은 유리와 흰색 외장재가 어우러져 있었는데, 건물 뒤로 우뚝 솟은 절벽이나 동글동글한 자갈이 깔린 해변과 어우러지지 못하고 홀로 별세계 같았다. 부동산에서 어떤 부호가 여름을 지내던 별장이라고 들었는데 취향 참 별나다 싶었다. 짐을 나르는 인부들을 현관까지 인솔하고 히카르도는 주변을...
*커미션으로 작업했습니다* 까미유 데샹은 몇 장 넘기지 않은 책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제목은 『시선』, 미네소타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추리 소설이었다. 내용은 뻔했다. 주인공은 형사로 요가 강사가 실종된 사건을 조사하다가 이것이 살인 사건임을 알게 되고 살인범을 쫓는다. 형사와 살인마가 마치 체스 게임을 두듯이 수를 주고받는 연출과 기묘할 ...
!!예전에 유료발행 했었습니다!! !!!본인의 보관함에 구매여부를 확인 후 중복구매를 방지하세요!!! 갈증 Prologue. “내가 그를 처음 본 것이 언제였더라. 이제는 까마득한 어린 날. 일주일에 한 번, 수녀님과 함께 성당을 찾던 때의 일이야. 요란스럽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피해서 조용한 곳을 찾아갔지. 거기가 사제관이었는데, 평소에는 굳게 잠겨있던...
*진짜 옛날 글인 거 감안하고 보세요. 1. 저 놈이 원흉입니다. 히카르도는 스물세 살의 젊은 나이에 본인의 가게를 가지고 있는 셰프이다. 전공은 이탈리안 푸드 전반, 취미는 베이킹. 친구의 세월까지 함께 맞이한 액면가와 더불어 어느 날부터 선이 굵어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눈빛만으로도 어린아이를 울릴 수 있을 것 같은 얼굴은 셰프는 위장 직업이고 사실은 ...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무엇을 하겠습니까?] 이 질문에 누군가는 스피노자를 떠올리고 누군가는 낭만적인 대답을 내어놓을 것이다. 공황 속에 바쁜 노동자 대다수는 실없는 소리 말고 일이나 하라며 다그칠 것이다. 당신이 어떤 각양각색의 답을 들을지라도 그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당장 내일 세상이 망하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굳건한 믿음이다. ...
이르게 뜬 태양이 거실의 공기를 온난하게 데우고 살짝 열린 창문을 통해 아카시아 꽃향기를 잔뜩 품은 미풍이 흘러들어왔다. 베일처럼 얇은 커튼이 관상어의 지느러미처럼 흔들린다. 흐릿한 백색 물결 뒤편으로 길게 늘어진 금사슬나무 꽃송이의 실루엣이 언뜻언뜻 비쳤다. 까미유는 입가에 작은 미소를 매달고 커튼을 묶었다. 강렬한 햇빛에 반사된 잎사귀들은 오히려 흰색으...
텅 빈 접시 1. 그는 비와 함께 와서 수흔을 남기고 사라진다. 2. 이틀을 쉬지 않고 내린 비가 잠시 그친 참이었다.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를 쏟아낼 것처럼 그렁그렁했다. 공기 중에 꽉 들어찬 습기가 어린아이 손바닥처럼 피부에 달라붙었다. 히카르도는 기계적으로 페이지를 넘기던 손을 멈추고 의자에 목을 기댔다. 라디오에선 어느새 음악 방송...
쌍충 바레데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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